천리포수목원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태안 천리포수목원, 비밀의 ‘목련정원’을 걷다
목련으로 워낙 유명한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 마침 가드너와 함께 비밀스러운 공간을 걷는 '목련정원' 특별 프로그램이 열려 얼른 다녀왔습니다.
경기 성남에서 자차로 출발했는데, 도착까지 꼬박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더라고요. 시간상으로도 꽤 걸리지만 무엇보다 체감 거리가 어마어마했습니다.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라니… 이름부터가 '멀리 있다'고 온몸으로 외치는 기분이랄까요?
참고로 천리포수목원은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제1호 미국인,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선생님께서 태안에 온 정성을 쏟아 일구신 아름다운 수목원입니다.

가드너의 전문적인 해설이 포함된 이번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수목원 입장료를 포함해 3만 원이었습니다. (산목련 걷기 프로그램은 4만 원이라고 해요!) 오전과 오후, 하루 딱 2회만 진행되고 회차당 인원도 20명 안팎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네이버 예약을 통해 미리 티켓을 선점해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원 걷기가 특별했던 이유는,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 ‘밀러가든’이 아닌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는 ‘비공개 구역’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밀러가든은 천리포수목원 전체 부지의 고작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나머지 10분의 9에 달하는 비밀의 정원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참가할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목련을 만나다
비공개 구역은 나지막한 산세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만약 평소처럼 우리끼리 슥 산책하듯 둘러봤다면 그냥 지나쳤을 보물 같은 풍경들이 참 많았습니다. 다행히 가드너 분께서 발걸음을 맞춰가며 나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해설해 주신 덕분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목련 종류가 1,000여 가지나 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중 무려 926분류가 이곳 천리포수목원에 모여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목련이 존재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이르게 피는 백목련 종류가 조금씩 지고 있어서 못내 아쉬웠지만, 대신 화사한 분홍색 목련과 깊은 색감의 자색 목련, 그리고 보기 드문 노란색 목련이 만개한 장관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냥 숲길인 줄 알고 지나쳤을 법한 '별목련'을 마주했을 때는 "세상에, 봄마다 이렇게나 다채로운 목련들이 피어나고 있었구나" 싶어 깊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목련뿐만 아니라 수목원 구석구석 숨겨진 귀한 나무들, 그리고 아직 봄의 여운을 붙잡고 있던 벚꽃과 토종 동백, 제철을 맞아 고개를 든 알록달록한 수선화와 튤립까지 아쉽지 않게 눈에 담고 왔습니다.




다음 여름을 기약하며: 가든스테이 버킷리스트
수목원을 나오면서 다가올 여름에는 꼭 이곳에서 운영하는 ‘가든스테이’를 오리라 다짐했습니다.
밀러가든 내에 있는 고풍스러운 기와집과 정겨운 초가집 등 실제 한옥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는 숙박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비록 현실에서 마당 딸린 집을 갖는 꿈은 이루지 못하더라도, 푸르른 수목원 품에서 보내는 하룻밤 체험만으로도 그 갈증이 충분히 해소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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